2) 금속재료의 가공 경화와 재결정
금속은 소성이 우수한 특징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 성질을 이용하여 압연, 단조, 인발, 압출 및 프레스 등 공업적인 여러가지 소성 가공법에 의하여 소재 및 제품이 가공 생산된다.
금속재료는 변형 과정에서 회복형상이 일어나지 않는 조건하에서의 가공으로 정의되는 냉간가공에 있어서는 재료는 소성변형에 의해 현저하게 경화되어 변형 저항의 증가로, 가공조건에 따라서는 바라는 가공이 이루어지기 전에 파괴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나 일정한 온도 이상으로 재가열하게 되면 연성이 회복되면서 가공전의 상태로 되돌아가는데 이는 경화된 조직이 재결정에 의해 회복되기 때문이다.
(1) 가공 경화와 재결정
① 가공 경화
금속을 소성가공하면 소성기구에 대한 저항이 전체적으로 일어나면서 소성변형을 한 금속재료에는 변형 저항의 증가에 따라 가공 경화가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금속을 냉간가공하면 굳어지고 강하게 되는 특징이 있다.
철강 재료뿐만 아니라 금속재료는 일반적으로 고온이 될수록 연해지고 소성이 좋아진다. 따라서 금속재료의 가공은 주로 고온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고온에서는 산화 · 탈탄 등을 피할 수 없게 되어 마무리 가공이 좋지 못하게 되고 정확한 치수도 얻을 수 없게 된다. 특히 얇은 판이나 가는 철사 등은 고온으로 유지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고온가공을 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산화 · 탈탄 등을 방지하고 표면을 미려하게 하면서 정확한 치수가 요구되는 경우에는 상온가공을 하게 된다. 또한 기계적 성질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상온가공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특히 열처리에 의해 성질개량이 안되는 많은 비철금속은 상온가공에 의해서 기계적 성질을 개량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또 철강의 경우에도 피아노설과 같이 가공을 통한 재질의 강화를 꾀하는 경우도 있다.
a) 상온가공에 의한 기계적 성질의 변화
금속의 상온가공에 의한 기계적 성질의 변화에는 경도와 인장강도의 향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러나 연성은 상대적으로 감소하게 된다. 아래 그림(좌)은 0.12%C, 0.40%Mn의 조성인 연강을 상온압연 하였을 때의 기계적 성질의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가공도가 커짐에 따른 단면축소율 증가로 가공 경화가 뚜렷해 진다. 즉, 인장강도와 경도는 가공도가 커짐에 따라 처음에는 증가율이 커지나, 나중에는 차차 일정해진다. 그러나, 연신율은 이와 반대로 처음에는 감소율이 커지고 나중에는 거의 일정해진다. 이에 비해 물리적, 화학적 성질에는 큰 변화가 없다.
b) 상온 가공을 받은 철강의 인장성질
금속재료는 상온에서 가공하면 강화되어 그 인장 성질이 변화하게 된다. 아래 그림(우)는 5~90% 상온압연을 실시한 연강의, 인장 시험의 응력과 변형곡선을 나타낸 것이다. 그림에서 "%"는 압연도를 나타낸 것이다. 압연도가 커지면 인장강도가 높아짐을 알 수 있다.
이에 반해 연신율은 작아진다. 그림에서 각 가공도의 상단끝에서 횡축(오른쪽)에 차지하고 굽어있는 길이가 연신율(%)을 나타내는 값이다.
따라서 가공도가 많은 것일수록 연신율이 떨어지고 취약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원래의 인장강도는 가공도가 높아질수록 그 강도가 현저하게 커짐을 보여주고 있다.
② 회복
냉간가공을 계속하면 가공 경화가 일어나서 더이상의 냉간가공이 불가능해진다. 이것을 일정한 온도이상으로 가열하면 아래 그림과 같이 가공에 의하여 증가되었던 강도와 경도 등이 급격히 저하되고, 반대로 연성이 급격하게 회복되어 냉간가공하기 쉬운 상태로 된다.
일반적으로, 가공한 재료를 고온으로 가열하면, 내부 응력의 제거, 연화, 재결정, 결정입자의 성장과 같은 네 가지의 현상이 일어난다.
특히 연화 현상은 재결정 이전의 것과 재결정에 직접 관계되어 일어나는 것으로 구분 하는데, 앞의 현상을 회복이라 한다.
금속의 회복은 냉간가공으로 금속이 받은 모양이나 결정의 방향에 변화를 일으키지 않고 물리적, 기계적 성질만을 변화하는 회복과정이다.
융점이 낮은 금속에서는 가공 후 특별히 가열하지 않고 실온에 방치하여도 회복이 일어난다. 회복의 과정에서 여러 성질의 변화는 반드시 동일한 경과를 보이지는 않는다. 예컨대 전기저항(완전풀림상태와의 차로 표시)은 회복의 과정에서 서서히 감소하나 경도는 별로 변화하지 않고 보다 고온이 되면 급격히 감소한다.
이러한 사실은 경도가 재결정의 단계에서만 별화하는데 대해, 전기저항은 회복의 단계에도 대응하여 변화함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성질에 따라서는 회복에 상당한 과정이 명확하지 않아 어디까지가 회복이고 어디부터가 재결정이라는 명확한 구분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2) 재결정과 결정립의 성장
① 재결정
가공경화된 금속 재료를 가열하면 그 내부에 새로운 결정립의 핵이 생기고 이것이 성장하여 전체가 변형이 없는 결정립으로 치환되어 다시 연화되는데, 이 과정을 재결정이라 한다.
냉간가공의 양, 즉 가공도가 적거나 풀림온도가 낮을때에는 재결정이 일어나지 않고 회복만이 일러나는 경우도 있으나 재결정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이에 앞서 반드시 어느 정도의 회복이 일어난다. 재결정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에서 중요한 것은 강도와 연신율과 같은 역학적 성질이 변화하는 점이다.
금속은 냉간가공에 의해 경화되는데, 플림을 하면 연화된다. 아래 그림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냉간가공의 가공도와 풀림온도 그리고 시간을 알맞게 선택함에 따라 재료에 적당한 강도와 연성을 부여할 수 있다.
a) 재결정 온도
재결정 온도는 재결정이 일어나는 온도라 할 수 있으나 그 금속의 가공도에 따라 변할 뿐 아니라 가열온도, 가열시간 등이 관련된다. 따라서 금속마다 재결정 온도를 얼마라고 표기하는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철의 재결정 온도는 450℃라고 하고 있지만 이 경우에는 '재결정을 인정 할 수 있는 최저의 온도'를 뜻하는 온도로 가열속도, 가열시간에 관계없이 재결정이 인정되는 최저의 온도를 가리키는 경우이다. 따라서 실제에 있어서는 1h에 100% 재결정이 완료되는 온도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즉 재결정이 일어나는 것은 풀림 전에 가해진 가공의 정도에 따라 변하게 되므로, 재결정 온도를 언급할 때에는 필히 가공도를 나타내 주어야 한다.
b) 가공도와 재결정 온도의 관계
재결정 온도는 아래 그림과 같이 가공도가 증가하게 되면 낮아지고 일정한 값에 접근하게 된다. 가공도를 별도로 언급하지 않는 재결정 온도란 그림에서와 같이 일정한 값에 달한 온도를 말하는데 이것은 1시간의 풀림으로 100% 재결정되는 온도로 비교적 가공도가 높은 경우의 재결정 온도에 상당하다.
가열에 의한 연화에 따른 금속조직의 변화를 모형적으로 나타내면 아래의 그림과 같이 가공에 의해 변형된 금속 및 합금이 어느 온도 이상으로 가열되면 결정립의 내부 또는 결정입계에 새로운 결정의 핵이 발생하여 성장하게 되는데 변형되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결정입자가 생긴다. 변형된 결정입자가 완전히 재결정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특정한 온도에서 일정 시간 동안 유지되어야 한다. 금속과 합금의 재결정 온도는 그 종류에 따라 다르며, 가공도와 가열시간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가공도가 큰 재료는 재결정이 낮은 온도 에서 생기고, 가공도가 작은 재료는 높은 온도에서 재결정이 생긴다.
② 결정립의 성장
냉간가공으로 변형이 생긴 결정립이 재결정에 의해 전부 치환된 후에도 다시 풀림을 계속하면 결정립의 모양이나 크기에 변화가 생기는데 이것을 결정립 성장이라 한다. 이것은 가공에 의한 내부변형이 없어진 후에 생기는 변화로 그 구동력은 결정립계가 갖는 계면 에너지의 감소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입계의 면적이 감소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일어난다. 아래 그림은 암코철의 재결정 정도를 나타낸것으로, 여기서는 상온에서 가공도를 달리한 시료를 각 온도에서 3시간 풀림한 경우에, 결정립의 크기를 압연도(가공도)와 온도와의 관계를 나타낸 것이다.
아래 그림에 따르면 775℃에서 풀림하면 16%까지의 가공도로는 결정립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이것은 이 범위 내의 가공도, 가열온도, 시간에는 재결정이 일어나지 않음을 가리킨다.
이와 같이, 가공도가 일정 이하에서는 재결정이 일어나지 않는데, 재결정을 일으키는데 필요한 최소의 가공도를 임계가공도라 한다.
아래 그림에서 풀림온도가 800℃가 되면 약 8%에서 결정립이 급격하게 조대해진다. 여기서 가공도가 더 진행되면 결정립은 점진적으로 작아진다. 그러나 풀림온도가 높아지면 이 임계가공도는 저가공도 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실제로, 5~10%의 가공으로는 경화가 적으므로, 이것을 풀림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동일 부품으로 상온 가공도가 다른 경우에 풀림을 할 때에는 임계가공도에 상당하는 부위에 매우 큰 결정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 특별한 주의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재결정을 완료한 금속을 고온에 장시간 두게 되면 결정립이 조대해지는데, 이 조대화형상은 재결정에 의해 생긴 새로운 결정 사이에서 인접한 결정간에 잠식병합이 일어나 진행되는 것으로 임계가공도의 경우와는 전혀 다른 기구에 의한 것이다.
재결정에 의해 새롭게 생긴 결정은 모두가 변형이 없는 상태이기는 하나 인접하게 되는 결정 사이에는 그 경계의 결정면 또는 입계의 모양에 따라 안정의 정도가 다르게 된다. 따라서 각 결정의 표면 에너지가 최소이면서 극히 안정한 상태를 위해서 결정입계가 이동하게 되고, 그 결과 어떤 결정은 인접한 결정을 잠식하며 크게 되는데, 이것이 결정립의 조대화형상으로, 이와 같은 형상은 온도가 높을수록, 또,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진행이 용이하다. 따라서 재료의 풀림에 있어서 필요 이상 고온에서 장시간 유지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아래 그림은 핵생성과 결정입자의 성장과정을 도식화한 것이다.
③ 결정 입도
금속조직의 결정립 크기는 금속재료의 성질과 관련성이 큰 인자로 매우 주요한 요소이다. 냉간가공과 풀림의 조건을 알맞게 조합함에 따라 결정립의 크기를 알맞게 조정할 수가 있다. 결정립의 크기, 즉 결정입도를 가장 정확하게 나타내는 방법은 단위부피 중에 포함되는 결정립의 수로 표시하는 방법이 있으나 이것은 측정하기가 대단히 곤란하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방법으로는 ASTM의 입도번호가 있다. 이 방법은 100배의 금속현미경 사진상에서 1평방인치 중에 들어 있는 결정립의 수가 n개 있다고 하면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식) 2 ⁿ-¹ = n
(3) 집합조직
단결정인 금속을 소성변형할 떄는 특정한 슬립면 위에서 일정한 방향으로 슬립이 일어난다. 그러나 이것은 이상적인 경우이고, 실제의 변형에서는 변형을 주는 장치에 의한 구속 때문에 슬립면의 만곡이나 회전이 일어나게 된다. 다결정체인 금속재료를 냉간인발할 때는 가공 공구의 구속으로 금속이 흐르는 방향이 일정하게 되므로 대부분의 결정립이 일정한 방향으로 인발되어 각 결정립의 슬립 방향이 인장방향으로 향하는 경향이 생긴다. 이것은 가공도를 증가할수록 그 경향도 강하게 된다. 금속의 다결정체는 그 결정립이 대단히 많고 크기 모양도 고르지 않으며 개개의 결정방위도 무질서하게 배열되어 있어서 거시적으로는 가공방향에 의존하지 않는 등방성을 가진다. 또한 집합조직을 갖는 대다수의 결정립이 어떤 방향으로 향하여 배열하고 있는 것을 우선결정방위 또는 우선방위를 갖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우선방위를 갖고 있는 결정의 집합체를 집합조직이라 한다.
선이나 봉과 같은 예에서는 반경방향에서는 대칭이므로 축방향에만 우선방위를 생각하면 좋으나 압연판과 같은 예에서는 판에 대하여 2개의 방향을 규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보통 압연방향과 압연면으로 표시하도록 되어 있다.
냉간가공으로 생긴 집합조직을 변형집합조직 또는 가공집합조직이라 한다. 일반가공으로 철사 등에 생기는 1차원적인 집합조직을 특히 섬유조직이라 부른다. 재결정립과 재결정 전의 결정립 사이에는 공통된 관계가 있다. 따라서 가공상태에서 집합조직을 가지면 이것에서 생긴 재결정상태도 집합조직을 갖게 된다. 재결정으로 얻어진 집합조직을 재결정집합조직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가공집합조직이 강하게 나타날수록 재결정집합조직도 강하게 나타난다.
실제로 쓰이고 있는 금속재료는 생산과정에서 대부분이 소성가공을 받고 있거나 다시 풀림한 것이므로 거의 전부가 다소간의 집합조직을 갖고 있다. 따라서 용도에 따라서는 그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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